<면류관>은 비슷한 생김새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뒤엉켜 싸우듯, 혹은 서로를 부여잡거나 껴안은 듯이 작은 육신들 사이의 응집을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거대한 ‘면류관’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경쟁의 테두리 속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 연작으로 <하늘 위 천장>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또한 이를 위해 남을 짓누르고 끌어내리는 그러나 결국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천장’이라는 한계를 만날 수 밖에 없는 허무한 상황을 묘사한다. 인간이 넘을 수 없는 한계, 그러한 한계가 있다면 과연 어디까지 오르는 것이 옳은지 혹은 오른다는 것 자체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을지 작가는 작품을 통해 되묻고 우리는 이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극복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 자기 개성과 능력 없이 타인을 모략하고 온갖 권모술수로 자기 자리를 지켜나가는 종류의 인간 군상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의 묘사는 대단히 원초적인 동작들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강하게 보여진다. 인간의 집착이란 결국 그 끝이 있고 그 속에서 맴돌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간 군상의 형상 속에 담는 것이다.
작가는 위의 두 연작과 더불어 그보다는 좀더 유연하게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5,200장의 핸드 드로잉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2007년 4월13일에서 29일 아르코미술관 CTP연계전'유미러스유머러스展' 의 도록에 실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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