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ssion of ‘Minari’
글 ● 최윤정
‘매개공간 미나里(이하 매미)’는 지난 2008년 5월 25일 대인시장 맞은 편 한 낡은 창고에서 개관을 하였다. 매미는 2년여 시간 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완성되었는데, 창고의 기본 골조를 살린 상태에서 개축하는 과정을 비롯하여 그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문제로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지만, 전적으로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지역 미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토대를 갖추었기에 나름 탄탄한 의식적 기반이 쌓여온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인들의 노동력 그것은 흙바닥에 슬레이트만 남아있던 공간을 현재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게 한 원천으로서 그 힘의 내부에는 지역 미술계 쇄신에 대한 그들의 바람과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이 집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논의 초기에서부터 이 같은 대안적인 공간에 대한 요구는 보다 긍정적인 의미로, 지역예술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작금의 지역예술인들 사이의 벽들이 허물어지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일차적으로 담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군다나 사심이 개입할 수 없는 공간이자 ‘사랑방’ 개념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왔고, 현재는 이에서 더 구체적으로 예술인들의 작업에 일조할 수 있는 질적으로 만족스런 프로그램을 위한 기획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그리하여 기획의 자율성은 첫 개관전부터 기존의 형식을 ‘아이디어’로 정의해볼 수 있는 새로운 방식들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구하고자 하는 내부 세미나와 운영위원들의 활발한 모임은 대단히 빈번히 진행되었으며, 이것이 공간의 진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으로 지금까지도 역할하고 있다. 매미가 계속해서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게끔, 생겨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은 매미의 뿌리가 지역예술의 ‘자생성’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전적으로 반영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자생성’에 대한 요구는 또한 그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운영에 있어서의 논점들을 구하는데 한 뿌리가 되어,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이 혹은 예술관계자들이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이끌 수 있는 부분으로 ‘후원’체제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적 요소를 모색하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것은 실질적인 자구책이자 동시에 ‘매미’가 애초에 목적해오던 ‘사랑방’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채찍질로서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 더불어 매미가 예술계에 잔잔하고 즐거운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공간이고자 하는 목표에서 많은 분들이 지지해준다면 그것만큼 매미의 진정성을 유지시킬 수 있는 힘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공간은 단순히 실험적 작업을 독려하고 새로운 전시를 시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기존의 대안적인 공간의 역할에서, 한층 더 나아가 ‘매개적인’ 역할로서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을 지향한다. 각 장르간 예술, 예술과 생활의 접점, 현장예술과 전시장, 담론과 예술행위 사이에 대한 조화를 꾀하고자 하는 임무를 보자면, 매미의 역할은 ‘대안공간’이라는 용어의 무게를 벗고 그 개념을 안은 채로 ‘매개하는’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리라고 본다.
MIssion.. very possible!!
매미에 오면 새로운 대담형태의 ‘~만 말’ 토크쇼를 관람할 수 있다. 이는 이슈가 되는 주제나 혹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은 형식으로 끌어내어 보는 자리이다. 매미 공간 안에 조명과 빔프로젝터로 꾸며진 작은 잔잔한 무대에서는 다소 시끄러운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이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에 대한 용이한 접근을 모색해보는 시도이다.
지역에서 행하지 않았던 가능한 형식의 전시들을 지속적으로 계발하고 구성하고 있다. 이는 단지 ‘보여주기’를 넘어서 보여주기까지의 과정들을 문맥으로 잡는 전시형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과정들을 선보일 수 있는 전시는 분기별로 나누어 내용을 쌓는 호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나리는 미술 대안공간을 넘어서서, 다양한 장르를 매개하고 소개한다. 지역의 예술활동이나 어떤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형태의 프로그램이 구현될 것이다. 음악인의 잼콘서트나, 타 장르간 소통을 주제로 하는 형식의 매개프로그램들이 구성되고 있으며, 이는 주제적으로 또한 형식적으로 새로운 계발을 꾀해보는 실험프로그램으로서 ‘워크숍’에서 시작하여, ‘협업결과물’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과정들을 선보인다.
매주 마지막 주 주말에는 ‘매미(買美)시장’이 진행된다. 매미시장 그 모태는 ‘아트마켓’의 형식에서 출발하지만, 매미에서 진행되는 아트마켓은 일종의 ‘아트 퍼포먼스’로 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야외에서 열리는 프로그램 연장선으로 ‘아트쇼’ 프로그램들이 대폭 추가되었다. 금번 7월 26일(토)에 열리는 매미시장은 앞서 2차례 진행된 매미시장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여름밤&다문화&예술&놀이’ 맥락에서 이뤄진다. 또한 공간 안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업을 PR하고 직거래를 통해 새로운 교환과정을 매개하는 전시가 동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더불어 진작부터 계획 중이었던 ‘예술인 포트폴리오 아카이브’ 설비가 이 시기를 시작점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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