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7일 화요일

매개공간 미나里 개관기념전/// 자/발/적/ 영역표시 릴레이展-'滿새(사이)'

매개공간 미나里 개관기념전

자/발/적/ 영역표시 릴레이展-'滿새(사이)'


기획의도
매미큐레이터 최윤정



많은 사연이 오갔던 공간, '매개공간 미나里'가 드디어 개관한다. 이 공간을 이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에 앞서 다양한 전시기능을 갖춘 공간으로서 어떤 공간해석들이 가능한지를 작가들의 작품배치에 대한 ‘욕망’과 결부시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하여 정제된 일반 갤러리에서의 배치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한 배치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영역표시’를 주요 모토로 한 전시가 진행된다. 참여작가들은 작품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이후 작품을 놓고 싶은 위치에 영역을 표시한다. 이 표시는 서로가 겹칠 수도 있고, 다른 작가가 보지 못한 것을 새로이 발견한다는 측면에서 작가들에게 공간에 대한 ‘희열’을 맛보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작품제작으로 일관해왔던 작가적 역할 뿐만이 아닌, 직접적으로 공간에 대한 그들의 '욕망’을 ‘날 것’으로 표현하게 되는 장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전시공간으로서의 ‘매미’의 활용이 다소 거칠더라도, 그것이 ‘영역표시’의 이미지로 시각화되는 한 축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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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는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층에서 고려하였다. 각각이 한 지역의 꼭지점이 될 수 있는 활동력을 보여주는 작가들로서, 작업의 이유가 명확한 신생 젊은 작가 및 공간이 지향하는 풍경을 작업적 내용으로 지니고 있거나, 재료 및 기법 상에서 공간에 유효한 설치작업들, 지역 예술계 커뮤니티에 대한 나름의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는 작가 층으로 하여 성별로 3인씩 섭외하였다.

5월 마지막 주 오픈 5일간은 작가들이 진행한 영역표시를 그대로 전시한다. 이후 각 열흘간 총 3회에 걸쳐 2인전 형식으로 로테이션되면서, 작가가 자신이 표시한 영역 위에 작품을 가져다 놓는 방식으로 약 30일간 전시가 진행된다. 이때 자신이 영역표시한 곳 외에 작품을 두게 되는 경우를 고려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획자는 ‘영역표시’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패널티로써 일종의 표식을 취한다. 이 표식을 통해 기획자와 작가의 공간점유 및 해석에 대한 욕망의 한 단면이 시각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 속에는 또한 작가와 기획자 간 협업체계로 진행한다는 맥락에서 작가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되,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있는 자로서 기획자의 몫과 책임을 상정해보고자 하는 의도도 분명 포함된다 .


滿새(사이)' 전시제목에 대한 사연

자/발/적 영역표시 릴레이展-'滿새(사이)' (이하 ‘만새전’) 은 작가의 자발적인 영역표시와 2인전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시형식을 직접적으로 알려준다.
만새는 전시의 내용이다.
‘滿’은 공간이 채워진다는 의미로 많은 이들이 와서 담소할 수 있는 장소로서 ‘온기’가 차오르는 것을 연상할 수도 있고, 공간에 작업들이 채워진다는 의미를 안고 있다.
‘새’는 ‘사이’의 준말로서 ‘빈공간 곳곳’을 의미하기도 하고 공간이 추구해야 할 한 축, 지역미술계의 반목과 갈등을 포섭하는 ‘복덕방’내지는 ‘사랑방’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순화한 표현이자, 따뜻한 관계 설정의 단어로서 설정된 것이다. 또한 ‘滿새’는 ‘만세!’의 발음유희로 ‘매개공간 미나里’에 대한 격려를 요청하는 자축의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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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말’토크의 의미'~만 말'은 ‘~’ 속에 어떤 단어나 상황을 넣던지 간에 유머러스한 한정이 통용될 수 있는 일종의 문법체계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워크숍 및 포럼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대중화된 방식의 익숙한 대담 형태인 토크쇼의 형식과 연동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형식을 차용하여 진행자의 몫에 따라 참여작가와의 일반적이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대화들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이는 영상으로 촬영되어 매미홈페이지에 삽입된다. 더불어 토크쇼가 끝난 뒤에는 모자란 내용들을 보충하거나 교류를 위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초/간/단 다과-‘매미’bar with '生'파티가 준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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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소개

이호동은 조선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하였다. 1회의 개인전을 포함하여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주요작업으로는 ‘청소12 퍼포먼스’(2002) 및 ‘마음 속에 내가 울고 있어요’(2002), ‘소+묘 퍼포먼스’(2003)와 ‘1+상’(2003)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하였고, 스톤앤워터 ‘웰컴 투 작업실’(2003)에 참여하였다. 현재 북아트 연구소 및 Group fusion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장호현은 조선대 미대에서 판화미디어를 전공하였다. 최근 ‘무자년 기획전-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신세계갤러리,2008)을 포함하여, 영아트페어&옥션전(롯데화랑), '아이콘-landscape+전’(롯데화랑,2007), ‘아이콘-거시기씨 오르가즘양을 꼬셔봐!’(지산갤러리,2006) 외 중흥동 프로젝트(2006 아트인시티)에 아이콘 그룹으로 참여하였다. 현재도 프로젝트 그룹 아이콘 멤버로 활동 중이다. .

조광석은 조선대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하였다. 2회의 개인전을 포함하여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는데, 주요단체전으로는 청년작가초대전 ‘48의 보행’(옥과미술관,2008)을 비롯하여, 환경미술제 ‘에코토피아를 향하여’(옥과미술관/롯데갤러리,2005), ‘생로병사’(광주시립미술관 분관,2005), ‘즐거운 상상-조광석, 양문기 2인전’(롯데갤러리,2004), ‘안빈낙도’(옥과미술관,2004), ‘광주청년미술작가’(옥과미술관, 2003) 등이 있다. 현재 백학회와 광주청년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임남진은 조선대 미대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개인전을 비롯하여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주요 단체전으로는 ‘온고이지신展-‘잃어버린 퍼즐을 찾기’(대전시립미술관,2007),‘투영-한국현대미술’(대만국립미술관,2006),‘코리아통일미술전’(광주시립미술관,2006) 및 ‘화가의 지갑’(2005), ‘광주-아홉 개의 창(窓)’ (5?18문화회관, 2005), ‘우리시대 탱화 2인전’(2000), ‘JALLA전’(일본동경미술관,2000) 등이 있다.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1998) 및 제 4회 신세계미술제(2001)에서 수상하였다. 현재 전국민족 미술인연합, 광주 민미협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2008)로 활동하고 있다.
. .정운학은 목포대와 프랑크푸르트 국립미술대학을 졸업하였다. 독일에서 4차례의 개인전을 가졌고,국내에서 2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봄날은 간다’(광주시립미술관,2008) 및 ‘광주미술 현황과 전망전’(서울 인사아트센터, 광주 신세계갤러리),‘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전’(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국제현대미술 광주아트비젼’(광주시립미술관), ‘중국송장문화예술축제Art Linking-북경’, ‘즐거운 그림나라’(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갤러리), ‘용봉제를 바라보다’(구 도청), ‘중흥동공공미술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광주신세계 미술상(2002)을 수상하였고, 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2006-2007)로 활동하였다.
. 주라영은 전남대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인도 산티니케탄 Visva-Bharati에서 조소와 벽화를 전공하였다. 2회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는데, 주요단체전으로는 ‘미술과 놀이’(예술의 전당, 2007)을 비롯하여 포천아시아비엔날레 특별전(2007), 제 2회 광주비엔날레 조각파트 공공미술프로젝트(1997) 그 외에도 개관 10주년 기념전-상상력발전소’(울산 현대예술관, 2008) 등에 참여하였다. 현재 광주미협 및 남도조각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남대와 광주여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자/발/적 영역표시 릴레이展 ‘滿새(사이)’ 일정

5월 25일(일)~5월 29일(목) 자발적 영역표시 공간해석전
5월 31일(토)~6월 9일 (월) 제/대/로 영역점유 릴레이전 1부- 이호동 & 장호현
6월 12일(목)~6월 21일(토) 제/대/로 영역점유 릴레이전 2부- 임남진 & 조광석
6월 24일(화)~7월 3일 (목) 제/대/로 영역점유 릴레이전 3부- 정운학 & 주라영

~만 말 토크’ 안내 매 '~만 말' 토크는 저녁 7시에 진행되며, 끝난 직후 ‘매미’bar with '生' 파티가 진행된다. 금번 만말토크의 주제는 ‘무슨 작업??’이다. 개관전의 모토가 ‘공간에 대한 해석’이기에 그로부터 작가와 개별 작품에 대해서 소외되거나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하여 자리를 마련한다.
6월 7일 (토) 이호동과 장호현 -이하 이장 ‘만말’
6월 14일(토) 임남진과 조광석 -이하 임조 ‘만말’
6월 24일(화) 정운학과 주라영 -이하 정주 ‘만말’
(pm 7:00~8:30 ~만 말 토크 / pm 8:30~ ‘매미’bar with '生' 파티)

2008년 5월 11일 일요일

창작스튜디오와 오픈스튜디오 논의에 대한 토론문

광주 전남 문화연대 토론 참여글


매개공간 미나里(이하 '매미') 큐레이터 최윤정


‘섬세한 기획’은 ‘창작’이라는 문화적 행위에 대한 순수한 입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문화란 생동이다. 생동은 스며듦과 발현의 경계로부터 나타나는 삶의 유영이다. 삶이라는 것은 각각의 주체를 지니고 있으며, 이 주체는 바로 살아가는, ‘문화’라는 자연스런 흐름을 구성하는 우리네 인생들이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문화란 행여나 주입되더라도 주체적인 수용방식을 통해 자생성의 근원을 제공할 수도 있고, 그 자체가 자생적인 토대 속에서 생겨나기도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나는 문화라는 큰 틀을 고민하면서 지금의 창작촌 논의에 대한 우려 내지는 다른 시각을 덧붙여보고자 한다.
폐교 활용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각 공립 미술관련 기관 및 지자체의 창작스튜디오 설립은 현재 최고조로 붐을 이룬 듯 보인다. 실상 미술계 쪽에서 창작스튜디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작가들이 스스로를 프로모션해야 하는 시대적인 흐름과 맞물려 각종 미술대전이 지녀왔던 권위를 대체하고 있고, 미술계 외곽에서는 그것이 이미지 쇄신 및 문화산업의 문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한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는 창작촌을 건립하거나 참여하거나 혹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확언하는 분들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이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증적인 답변이 있는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유가 스스로에게 합당한가’, ‘오픈스튜디오의 목적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붐은 언젠가는 꺼질 수밖에 없다. 기관주도형으로 창작스튜디오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전문가도 그리고 일정한 프로그램도 없고 또한 외적인 형식을 갖추어 놓은 것 외에 창작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과 이해를 견지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붐이라면 지속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관행적인 풍토로 정착되어 파행을 이끌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목표를 위해 도구적으로 창작스튜디오에 접근하는 경우, 이는 당연히 창작활동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하는 한계로 인해 실질적으로 작가들에게 분명 제공해야 할 부분들을 놓칠 수밖에 없다.
물론 나의 접근은 일편 ‘우려’의 시각에 한한다. 왠지 창작촌의 논의와 오픈스튜디오의 논의를 지켜보다 보면 접근 자체가 상당히 순진하고 그 중심에 ‘작가’와 ‘창작’에 대한 고민이 놓여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또한 작가들에게서도 그것이 미술대전 수상 못잖은 쓸만한 경력 한 줄로서 소용되는 것에 만족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때가 있다. 창작촌의 임무와 오픈스튜디오의 적절한 방향성이 순수하게 창작기반에 관련한 고민들로서 인식적인 합의 부문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는 그 시작이야 어떻든 간에 자생적으로 생성되고 일궈진다. 그렇기에 문화적 행위인 ‘창작’ 역시도 창작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자생적인 터전에서 일구어졌을 때 행위 자체가 그리고 행위 주체 스스로가 이에 대한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2008년 5월 25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매미(매개공간 미나리)는 기본 골조를 살린 상태에서 창고 건물을 개조하여 마련되었다.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지만 공사는 전적으로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지역 미술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진행되어 왔다. 매미는 지역의 보수적인 경계 및 한계를 뛰어넘고 예술가들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보다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들을 진행할 것이다. 더불어 애초의 태생 자체가 작가들의 자발적인 측면과 우여곡절을 겪은 자생적인 생성의 기간을 거쳐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소들을 정체성으로 담아낼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들이 공간을 채워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말해 그 시작은 공간 태생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이미 출발한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비단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 프로그램 및 오픈스튜디오 등의 기획들에 있어서 애초의 시작 논의에서부터 예술가의 ‘창작’ 행위를 끌어내고 담론화할 수 있는 중심을 공간 및 프로그램의 특성 및 정체성으로 유도해야 하고, 이를 중심으로 하여 작가들 스스로 ‘자발성’을 중심으로 하여 ‘창작’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저변 의식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